2026년 9월 10일 이후 하지정맥류 카테터 시술은 입원 수속만으로 입원의료비가 나오지 않습니다. 대법원 판결 내용과 인정 기준, 시술 전 확인할 다섯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2026년 9월 10일 이후에 받는 하지정맥류 카테터 시술은 입원 수속을 밟았더라도 입원의료비가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대해상이 9월 5일 계약자에게 보낸 사전 안내에 따르면, 대법원 판결에 맞춰 실제 입원이 필요했는지를 따져 심사하기로 했습니다. 가입 시기와 상관없이 모든 계약에 같은 기준이 적용됩니다.
최종 업데이트: 2026-09-05
토요일 저녁에 받은 안내 메일 한 통
오늘 저녁 7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현대해상에서 메일이 왔습니다. 제목은 「[사전안내] 하지정맥류 시술 관련 실손 보험금 심사기준 변경」이었습니다. 문서에 찍힌 작성일은 하루 전인 9월 4일이었습니다.
저는 하지정맥류로 병원에 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 메일이 온 걸 보면 계약자 전체에게 돌린 안내로 보입니다. 맨 아래에는 금융감독원 금융행정지도(행 2026-41003)에 따라 중요한 보험금 심사기준 변경을 미리 알리는 목적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광고 메일과 함께 넘겼을 텐데, 적용 시점을 보고 손이 멈췄습니다. 9월 10일이면 닷새 뒤입니다. 다리가 무겁거나 종아리 핏줄이 도드라져서 병원을 찾는 일은 저에게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때 병원이 하자는 대로 따랐다가 보험금 계산이 어긋나면 곤란해집니다. 그래서 안내문을 처음부터 다시 읽고, 근거가 된 판결까지 찾아봤습니다.

9월 10일부터 무엇이 달라질까?
바뀌는 것은 약관이 아니라 심사 방식입니다. 현대해상은 안내문에서 "약관이 변경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명시하면서, 실손보험이 보상하는 '입원'은 입원의 형식만이 아니라 실질적 필요성도 갖춘 경우를 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항목 | 내용 |
|---|---|
| 적용 시기 | 치료일자 기준 2026년 9월 10일 이후 시술 건 |
| 적용 대상 |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해 정맥 내에 카테터를 삽입하는 시술 및 이와 유사한 시술 |
| 심사 방식 | 실제 입원 치료의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심사 |
| 인정되지 않는 근거 | 병원에 머문 시간, 입원 수속 여부 |
| 인정이 어려울 때 | 입원의료비는 지급되지 않고 통원의료비만 지급될 수 있음 |
| 적용 범위 | 실손보험 가입 시기와 관계없이 모든 계약에 동일 적용 |
안내문이 예로 든 대상 시술은 다섯 가지입니다. 경피적 기계화학 정맥 폐쇄술,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 레이저 정맥폐쇄술, 시아노아크릴레이트를 이용한 복재정맥 폐쇄술, 고주파정맥내막폐쇄술입니다. DB손해보험이 조사대상 질환을 안내하면서 예로 든 베나실, 레이저수술, 고주파 시술이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
입원의료비가 안 되고 통원의료비만 나온다는 대목이 실제로는 가장 아픈 부분입니다. 통원은 회당 한도가 정해져 있어서 비급여 시술비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한국경제 보도에서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통원 보험금 한도가 낮아 개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1박2일 입원 치료를 받은 뒤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 통로가 좁아지는 셈입니다.
대법원은 어떤 근거로 이렇게 판단했을까?
현대해상이 근거로 밝힌 판결은 대법원 2026다202566(2026년 6월 11일 선고)입니다. 보험사가 가입자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입원보험금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결이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된 사건입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을 맡은 곳은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였습니다. 가입자 B씨는 2023년 3월에 이틀간 입원해서 첫날은 오른쪽 다리, 이튿날은 왼쪽 다리에 카테터를 이용한 정맥폐쇄술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원심 재판부는 이렇게 봤습니다. "입원 없이 B씨의 두 다리를 한 번에 수술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으며, 전신마취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날 다시 전신마취를 해 수술할 사정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재판부가 따진 것은 시술의 적정성이 아니었습니다. 굳이 이틀에 나눠 입원할 이유가 있었는지를 봤습니다.
현대해상 안내문은 이 판결을 기존 판례의 재확인으로 설명합니다. 입원실 체류 시간만으로 입원 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환자의 증상, 진단 및 치료 내용과 경위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들을 그대로 따랐다는 것입니다.
실무에서는 병원에 6시간 이상 머물면 입원으로 분류하는 관행이 있었습니다. 보험저널은 이 숫자를 두고 "'6시간'은 통상 입원과 통원 사이에서 경계로 작용하는 숫자"라고 하면서, 의료기관 기준의 분류일 뿐 보험금 지급을 보장하는 기준은 아니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이번 심사기준 변경은 그 관행에 기대는 청구를 더는 받아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왜 하필 하지정맥류였을까?
실손보험 적자가 배경에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2026년 6월 3일 발표한 「2025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잠정)」을 보면 숫자가 분명합니다.

- 2025년 지급보험금 17.0조원, 이 가운데 비급여가 9.7조원으로 57.1%
- 경과손해율 101.0%로 전년(99.3%)보다 1.7%포인트 상승
- 보험손익 1조8,700억원 적자
- 보유계약 3,622만건, 전년(3,596만건) 대비 26만건 증가
항목별로는 도수치료 등이 포함된 근골격계 질환 보험금이 2조7,000억원으로, 암·뇌·심혈관질환 관련 보험금 2조6,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치료비가 큰 중증질환보다 비급여 시술에 더 많은 돈이 나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정맥류가 갑자기 지목된 것도 아닙니다. DB손해보험은 이미 보험금 지급사유 조사대상 선정기준 공지에서 "하지정맥류(베나실, 레이저수술, 고주파 등 비급여 수술)"를 조사대상 질환으로 올려 두고 있습니다. 선정기준으로는 진단 관련 검사기록의 신빙성 확인이 필요한 경우, 역류시간을 과다하게 측정한 경우, 의학적 근거 없이 예방 목적의 수술을 시행한 경우를 들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보험금이 새는 문제를 이야기할 때 흔히 허위 입원이나 보험사기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번 심사기준은 그 영역과 다릅니다. 속일 뜻이 전혀 없었던 환자도 걸립니다. 병원이 권해서 1박2일 입원을 했고 실제로 입원실에서 하룻밤을 잤더라도, 진료기록에 의료진의 관찰이나 처치가 필요했던 사정이 남아 있지 않으면 입원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황당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이 지점을 알고 병원에 가야 합니다.
그러면 입원이 인정되는 경우는 없을까?
있습니다. 현대해상 안내문은 입원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하면서 다음 요소들을 들었습니다.
- 환자의 상태와 구체적인 시술 내용
- 시술 후 합병증이나 부작용 발생 여부
-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찰·처치 필요성
- 입원 중에 실제로 이루어진 치료 및 간호 내용
안내문이 직접 든 예가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기본적으로는 입원이 필요 없는 시술이더라도, 수술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출혈이 생겨 의료진의 구체적인 조치와 추가 관찰이 필요했다면 그 진료기록을 확인해 입원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판단의 근거는 진료기록입니다. 몇 시간 있었느냐가 아니라 그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가 기록에 남아 있어야 합니다.
시술을 받게 된다면 무엇을 챙겨야 할까?
제가 만약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고 시술 날짜를 잡는다면, 이 순서로 확인하겠습니다.
첫째, 시술 날짜를 잡기 전에 내 보험사 공지를 확인합니다. 적용 기준일이 회사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콜센터에 전화해서 "하지정맥류 카테터 시술 입원 심사기준이 언제부터 바뀌는지"를 물어 두면 확실합니다.
둘째, 입원을 권유받으면 의학적 이유를 물어봅니다. "보험금이 더 나오니까 입원하시라"는 설명과 "환자분 상태 때문에 관찰이 필요하다"는 설명은 다릅니다. 후자라면 그 사유가 진료기록에 어떻게 기재되는지까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셋째, 마취 방법을 확인합니다. 뒤에서 다루겠지만 의료계는 진정·마취를 쓰는 경우 회복 관찰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어떤 마취를 받는지는 입원 필요성을 설명할 때 실제 근거가 됩니다.
넷째, 입원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청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안내문에도 이 경우 통원의료비가 지급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전액을 못 받는 것과 한 푼도 못 받는 것은 다릅니다.
다섯째, 부지급 통보를 받으면 사유를 문서로 받아 둡니다. 어느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보는지 확인해야 다음 대응이 가능합니다. 납득하기 어려우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의료계는 이 기준을 어떻게 볼까?
같은 방향으로 보지 않습니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는 2026년 8월 26일 성명에서 "환자의 상태와 마취방법, 수술방법 및 위험요인에 따라 수술 후 일정 시간 의료진의 관찰과 관리가 필요한 것은 의학적으로 당연한 과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마취를 문제로 짚었습니다. "프로포폴 등을 이용한 진정·마취가 시행되는 경우 혈압 저하, 호흡억제, 무호흡, 저산소증 등의 위험이 있어 수술 후 환자의 의식 회복 여부와 호흡, 산소포화도, 혈압과 맥박, 출혈과 통증, 기타 합병증 여부를 세심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판결 하나를 모든 환자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데 반대한다는 취지입니다.
이데일리 보도에서 이봉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똑같은 환자, 똑같은 시술이라고 해도 환자 상태가 조금씩 달라 입원여부가 갈린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기사에는 환자가 의학적인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실손보험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하면 필요한 치료도 받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담겼습니다.
양쪽 말이 다 이해가 됩니다. 보험사는 형식만 갖춘 입원에 계속 돈을 낼 수 없다고 하고, 의사들은 환자마다 상태가 다른데 일률적으로 자르면 안 된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서 손해를 보는 쪽은 아무것도 모르고 병원 안내를 따른 환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정리
2026년 9월 10일 이후에 받는 하지정맥류 카테터 시술은 입원 수속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입원의료비가 나오지 않습니다. 근거는 2026년 6월 11일 확정된 대법원 판결이고, 판단 기준은 진료기록에 남은 의료적 필요성입니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101%를 넘고 비급여 보험금이 전체의 57%를 차지하는 상황이라, 이런 조정이 하지정맥류에서 멈출지는 알 수 없습니다. 금융감독원 집계에서 지급액이 가장 큰 항목은 도수치료 등이 포함된 근골격계 질환이었습니다.
병원에 갈 일이 생기면 시술 전에 두 가지만 확인하려 합니다. 내 보험사가 이 항목을 어떻게 심사하는지, 그리고 입원을 권유받았을 때 그 의학적 이유가 무엇인지입니다. 안내문을 받아 두고도 그냥 지나쳤다가 나중에 청구가 막히면 그때는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참고 자료
- [사전안내] 하지정맥류 시술 관련 실손 보험금 심사기준 변경 — 현대해상화재보험, 2026년 9월 4일 작성·9월 5일 발송(계약자 안내 메일)
- 2025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잠정) — 금융감독원, 2026년 6월 3일
- 하지정맥류 과잉 입원에 실손보험금 안준다 — 한국경제, 2026년 7월 22일
- 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 "하지정맥류 입원, 환자 상태·안전 따라 판단해야" — 라포르시안, 2026년 8월 26일 성명
- [안치영의 메디컬와치] 하지정맥류 때문에 입원했는데 실손 거절 — 이데일리, 2026년 9월 2일
- 보험금 지급사유 조사대상 선정기준 — DB손해보험 공지, 2024년 12월 5일
- 6시간 입원, 실손 보상 가능할까? — 보험저널, 2025년 5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