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에 AI를 썼다면 어디에 어떻게 밝히나 - 저널의 공개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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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논문 작성에 AI를 썼다면 투고 시점에 밝혀야 하고, 적는 자리는 용도에 따라 갈립니다. Springer Nature의 녹색·황색·적색 등급, ICMJE가 정한 기재 위치, Elsevier의 선언문 형식, 심사위원에게 걸리는 조항까지 공식 문서로 정리했습니다.

논문 작성에 AI를 썼다면 투고 시점에 그 사실을 밝혀야 하고, 어디에 적을지는 무엇에 썼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문장을 다듬는 데 썼다면 감사의 글에, 데이터 수집이나 분석이나 그림 생성에 썼다면 방법 절에 적습니다. 밝히지 않은 사용은 그 자체로 철회 사유가 됩니다.

최종 업데이트: 2026-09-24

규정이 금지에서 등급으로 옮겨 가고 있다

생성형 AI가 나온 직후의 저널 정책은 단순했습니다. AI는 저자가 될 수 없고, 썼으면 밝히라는 두 줄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보다 촘촘해졌습니다.

Springer Nature는 AI 사용을 위험 등급으로 나누는 틀을 두고 있습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등급을 나누는 기준입니다. 어떤 도구를 썼는지가 아니라 그 사용이 학술적 판단에 얼마나 개입하는지로 나눕니다. 그리고 같은 틀을 저자와 심사위원, 편집자에게 똑같이 적용합니다.

정책의 전제는 한 문장으로 요약돼 있습니다. AI는 보조 기술이고, 학술적 판단과 책임은 언제나 사람에게 남는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용이 어느 등급인가

세 등급의 구분과 각 등급에 예시로 올라 있는 행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등급성격예시
녹색 (허용)표현·구성·효율을 돕고 학술적 판단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사용. 되돌릴 수 있고 검증할 수 있으며 새로운 지적 내용을 만들지 않는다문장 다듬기, 원고 구성이나 서식 제안, 심사 의견의 번역과 정리, 방법론 선택지 비교, 연구 질문 점검, 데이터 정리와 중복 제거
황색 (주의)해석이나 강조,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사람의 통제 아래 있는 사용. 새로운 지적 내용이 들어오므로 검증과 감독이 필요하다분석이나 실험 방법 제안, 설명 요약문 작성, 결과를 기존 문헌과 비교, 광범위한 교정과 집필 지원, 탐색적 데이터 분석에서 패턴 찾기, 통계 모형 결과를 평이한 말로 설명, 통계 기법 추천
적색 (불허)불투명하거나 책임 있는 사람의 기여를 대체하는 사용, 검증할 수 없는 산출물, 기밀이나 동의를 깨뜨리는 사용가설·분석·결론을 AI로 만들고 사람이 한 것처럼 제시, 데이터나 인용이나 결과의 날조, 연구의 핵심 추론을 밝히지 않고 AI로 생성, AI에 저자 자격이나 책임을 부여, 동료심사를 AI에 위임, 사실적인 인물 이미지 생성

녹색도 공개를 권합니다. 금지하지 않는다는 것과 밝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다릅니다. 정책은 공개가 신뢰를 높이고 사람이 책임지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 준다고 적고 있습니다.

주의
황색에 들어 있는 항목을 보면 통계 기법 추천과 탐색적 데이터 분석의 패턴 찾기가 있습니다. 대학원생이 통계 프로그램 대신 챗봇에 물어보는 바로 그 행위입니다. 금지는 아니지만 검증과 공개가 따라야 하는 구간입니다.

어디에 적어야 하나

공개를 요구하는 것과 어디에 적을지 정해 주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여기는 기관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국제의학학술지편집인위원회(ICMJE)는 투고 시점에 AI 보조 기술의 사용 여부를 밝히도록 요구합니다. 적는 자리는 용도에 따라 갈립니다.

무엇에 썼나어디에 적나
글쓰기 보조감사의 글(acknowledgment)
데이터 수집, 분석, 그림 생성방법(methods)
사용 사실 전반커버레터에도 함께 적는다

Elsevier는 형식을 더 구체적으로 정해 뒀습니다. 원고 준비 과정의 생성형 AI 사용에 관한 선언이라는 제목의 별도 선언문을 원고에 넣도록 하고, 거기에 도구 이름과 사용 목적, 그리고 저자가 결과물을 검토하고 수정했다는 확인을 적게 합니다. 이 선언은 출판된 논문에 그대로 실립니다.

예외도 명시돼 있습니다. 기본적인 문법과 맞춤법 검사는 공개 대상이 아닙니다. 워드의 맞춤법 검사기까지 신고할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어디에 적어야 하나

AI는 저자가 될 수 없다

이 조항은 어느 기관에서나 같고 이유도 같습니다. ICMJE는 챗봇을 저자로 올릴 수 없는 이유로 정확성과 무결성, 독창성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점을 듭니다. 그리고 그 책임이 저자 자격의 요건이라고 못박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AI를 쓴 원고의 모든 책임은 사람에게 남습니다. ICMJE는 저자가 결과물을 꼼꼼히 검토하고 수정해야 한다고 적으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답니다. AI는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틀리거나 불완전하거나 편향된 산출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용한 자료의 출처를 제대로 다는 것도 사람의 몫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심사위원에게는 다른 조항이 걸린다

AI 규정을 저자 쪽 이야기로만 아는 경우가 많은데, 심사하는 쪽에 걸리는 조항이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이쪽이 더 엄격합니다.

Elsevier는 심사위원과 편집자가 원고를 AI 도구에 올리는 것을 금지합니다. 저자의 기밀과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기 때문입니다. Springer Nature도 원고와 심사 보고서, 민감한 데이터를 안전하지 않거나 공개된 AI 시스템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고 적고 있습니다. 심사위원은 AI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원고 내용을 그런 도구에 넣어서는 안 되고, 비평과 판단 자체를 AI에 넘겨서도 안 됩니다.

투고하는 입장에서 이 조항을 알아 둘 이유가 있습니다. 내 원고가 심사 과정에서 공개된 챗봇에 통째로 들어가는 것은 규정 위반이고, 그렇게 되면 아직 출판되지 않은 내 연구가 외부 서비스에 남습니다.

밝히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공개 의무를 어긴 결과는 이미 사례로 쌓여 있습니다. 규정 위반으로 판정되면 게재 취소, 즉 철회로 이어집니다.

어떤 식으로 적발되고 어떤 문구가 나오는지는 해외 저널이 AI 사용을 이유로 게재를 취소한 사례들을 철회 공지문과 함께 정리한 글에 모여 있습니다. 붙여넣다 함께 딸려 들어간 챗봇 화면의 버튼 이름 같은 것이 단서가 된 경우들입니다. 여기서 확인해 둘 것은 철회 사유가 AI를 썼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투고 시점에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라는 것입니다.

철회는 기록으로 남습니다. 철회된 논문은 저널 데이터베이스에서 지워지지 않고 제목 앞에 철회 표기가 붙은 채로 남습니다.

학술 출판이 투명성을 규정으로 옮기는 흐름은 AI 공개만이 아닙니다. 데이터를 모으기 전에 연구 계획을 심사받고 결과와 무관하게 게재를 약속받는 등록보고서 방식도 같은 방향에 있습니다. 무엇을 언제 밝히는지를 미리 정해 두는 쪽으로 규정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걸리는 지점

첫째, 저널마다 규정이 다릅니다. 위에서 본 세 기관도 요구하는 형식이 서로 조금씩 다릅니다. 투고 전에 목표 저널의 저자 안내에서 AI 항목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둘째, 번역 도구도 공개 대상인지 헷갈립니다. Springer Nature의 등급표에서 문장을 다듬는 것은 녹색이고 광범위한 교정과 집필 지원은 황색입니다. 한국어로 쓴 초고를 통째로 번역시켰다면 문장 다듬기의 범위를 넘습니다.

셋째, 공개하면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규정을 보면 녹색과 황색은 공개를 조건으로 허용됩니다. 불이익은 밝히지 않았을 때 생깁니다.

넷째, 참고문헌은 반드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존재하지 않는 인용을 만들어 내는 것은 적색에 들어 있는 항목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맞춤법 검사기를 썼는데 이것도 공개해야 하나요? +
A
아닙니다. Elsevier는 기본적인 문법과 맞춤법 검사는 공개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공개가 필요한 것은 문장을 다듬거나 내용을 구성하거나 분석을 돕는 수준의 사용입니다.
Q AI를 공동저자로 올릴 수 있나요? +
A
없습니다. ICMJE는 챗봇이 정확성과 무결성, 독창성에 책임을 질 수 없고 그 책임이 저자 자격의 요건이기 때문에 저자로 올릴 수 없다고 적고 있습니다. Springer Nature의 등급표에서도 AI에 저자 자격이나 책임을 부여하는 것은 불허 항목입니다.
Q AI 사용 공개는 논문의 어느 부분에 적나요? +
A
용도에 따라 다릅니다. ICMJE 기준으로 글쓰기 보조에 썼다면 감사의 글에, 데이터 수집이나 분석이나 그림 생성에 썼다면 방법 절에 적습니다. 그리고 투고 시점의 커버레터에도 함께 밝힙니다. Elsevier는 원고 준비 과정의 생성형 AI 사용에 관한 선언이라는 제목의 별도 선언문을 요구하며, 여기에는 도구 이름과 사용 목적, 저자가 결과물을 검토하고 수정했다는 확인이 들어갑니다.
Q 한국어로 쓴 원고를 AI로 번역했습니다. 공개해야 하나요? +
A
공개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Springer Nature의 등급표에서 문장을 다듬는 것은 공개를 권장하는 녹색이고, 광범위한 교정과 집필 지원은 검증과 공개가 따라야 하는 황색입니다. 초고 전체를 번역시켰다면 문장 다듬기의 범위를 넘어섭니다. 번역 결과에 담긴 학술적 정확성의 책임은 저자에게 있습니다.
Q 심사위원이 제 원고를 챗봇에 넣어도 되나요? +
A
안 됩니다. Elsevier는 심사위원과 편집자가 원고를 AI 도구에 업로드하는 것을 저자의 기밀과 지식재산권 침해로 보고 금지합니다. Springer Nature도 원고와 심사 보고서, 민감한 데이터를 안전하지 않거나 공개된 AI 시스템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Q AI를 썼다고 밝히면 심사에서 불리해지지 않나요? +
A
규정상 녹색과 황색 구간의 사용은 공개를 조건으로 허용됩니다. 불이익은 공개했을 때가 아니라 밝히지 않았을 때 생깁니다. 실제 철회 사례들의 사유도 AI 사용 자체가 아닌 미공개였습니다.

정리

저널의 AI 규정은 금지 목록에서 등급 체계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Springer Nature는 그 사용이 학술적 판단에 얼마나 개입하는지를 기준으로 녹색과 황색, 적색을 나누고, 같은 기준을 저자와 심사위원과 편집자에게 함께 적용합니다.

저자가 실제로 할 일은 두 가지입니다. 목표 저널의 저자 안내에서 AI 항목을 확인하는 것, 그리고 무엇에 썼는지에 따라 감사의 글이나 방법 절에 적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맞춤법 검사까지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책임은 어느 규정에서나 사람에게 남습니다. AI가 만든 문장의 사실관계도, 인용의 출처도 저자가 확인해야 합니다. 원고를 넘기기 전에 참고문헌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부터 한 번 더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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